2005년 서울 경제 칼럼에 실린 윤현덕 숭실대학교 부총장의 기고문 “혁신 (innovation)에 대한 근본적 이해”는, 혁신을 “가치를 창출해내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실행” (Implementing new ideas that create values)으로 정의합니다.
또한, 모든 새로운 아이디어를 다 혁신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혁신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가치창출”이라는 필수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실행”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페이팔과 팰란티어 테크놀로지의 공동창업자이자 성공한 기업가로 유명한 피터 틸은 그의 저서 제로 투 원에서 이러한 의미의 혁신이 기업의 미래와 생존에 필수적임을 여러 사례를 들어 주장합니다.
피터 틸은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존 시장에서 경쟁하는 구도의 사업을 한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경쟁 구조에 놓인 기업들은 의미 있는 이윤도 차별화도 없이 단순히 생존의 위해 싸워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기업의 우선순위가 지금 당장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이 되어 버리면, 그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이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의사 결정이나 행동을 취하기 어려워집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사람들은 오로지 본인의 생존만을 위해 게임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 개인의 이상이나 꿈, 그리고 우리 삶의 비전과 목적은 잊혀지고, 경쟁에서 이겨서 생존하는 것이 삶의 유일한 목표가 되어 버립니다.
결국 인간으로서 추구해야 할 자아 실현,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기여 등 중요한 가치는 망각되고, 오직 경쟁을 위한 경쟁만이 남게 되는 것입니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기업이 회사, 제품, 고객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정으로 의미 있는 의사 결정과 행동을 할 수 있으려면, 생존이 최우선 목표인 오징어 게임과 같은 기존 시장의 경쟁 구도를 벗어나야 합니다.
기업이 이러한 경쟁 구도를 탈피하여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혁신입니다.
즉,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하여 새로운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만이, 오로지 생존을 위해 살아남아야 하는 오징어 게임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처럼 기업의 미래가 달린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혁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여전히 기업 오징어 게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중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특정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려면 우리의 보편적인 사고의 틀을 벗어나 혁신적으로 사고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기업에서 하는 제품 개발은 여전히 우리의 보편적인 사고의 틀 안에서 진행됩니다. 제품 아이디어 단계부터 기존에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모방하고 차별화 전략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제품 아이디어의 근원이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서 출발한다면, 최종 결과물도 기존 시장의 틀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즉, 현재 우리 기업이 기존에 있는 제품이나 사업 모델을 개선하거나 차별화하는 데만 주력하고 있다면, 그 기업은 여전히 자발적으로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보편적인 사고를 탈피하여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제품 개발의 시작부터가 다릅니다.
혁신적인 제품은 기존 제품을 개선하거나 차별화 전략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고객의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2007년 아이폰 출시 이전 휴대폰은 지금의 스마트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고, 휴대폰 사용은 키패드 중심이었습니다. 키패드가 휴대폰 화면보다 더 큰 공간을 차지하기도 했고, 문자 메시지, 전화, 간단한 게임 등 대부분의 기능은 키패드를 통해 조작해야 했습니다.
작은 화면과 낮은 해상도 때문에, 당시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은 매우 제약적이었습니다. 휴대폰으로는 웹 서핑, 동영상 시청 등이 매우 불편했고, 지금처럼 다양한 앱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죠.
노키아, 소니 에릭슨 등 당대 시장을 주도했던 기업들은 기존 휴대폰의 키패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재배치하여 불편한 사용자 경험을 완화하려 노력했습니다. 즉, 이들이 주력한 제품 개발 전략은 기존 휴대폰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휴대폰 기기에서 키패드를 완전히 없애버린 지금의 스마트폰 형태의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고객의 활동을 제약했던 키패드가 차지하는 공간과 영역을 완전히 제거하여 고객의 불편함을 완전히 ‘해결’하는 해결책을 찾았던 것이죠.
이는 기존 휴대폰을 점진적으로 개선해서 고객의 불편함을 완화하고자 하는 제품 개발 전략과는 전혀 다른 제품 개발 방식입니다.
애플이 한 제품 개발의 시작점은 고객의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 (키패드로 인한 휴대폰 활동 제약)으로, 이 문제를 초래하는 근본 원인이 키패드임을 인지하고, 이 문제를 없애는 완벽한 해결책을 찾는 것에 집중한 제품 개발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고객의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해결하는 고객 중심적인 제품 개발은 기업이 기존 시장의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선점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제품 개발에서 이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을 프로세스화한 것이 바로 버드뷰에서 알려드리는 실리콘밸리의 고객 중심적인 사고의 프레임워크입니다.
제품 기획에서 고객 중심 프레임워크는 다음과 같은 제품 개발 과정을 프로세스화하여, 성공적인 제품 개발을 위한 필수적인 업무 도구를 제공합니다.
1. 고객의 문제를 포착하고 정의하는 방법,
2. 문제 ‘완화’가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3. 최고의 고객 경험을 디자인하는 방법.
아직까지 이러한 제품 개발 방식이 낯설거나 생소한 기업이라면, 고객 중심 프레임워크를 사용하여, 혁신적인 제품 기획의 시작점을 만들어나가실 수 있습니다.